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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의 마음과 감정이 전시로 이어지기까지 - 국립어린이박물관 기획전시 <마음이 궁금해>
기타··수정됨 2026.07.22
보이지도 않고, 만질 수도 없는 마음을 어떻게 알 수 있을까요?
이번 국립어린이박물관 기획전시실1의 전면 개편 프로젝트 <마음이 궁금해>를 맡았을 때, 가장 먼저 던진 질문이 있었는데요.
질문은 바로 "어린이에게 '마음'이라는, 눈에 보이지 않는 것을 어떻게 경험하게 할 수 있을까?" 였습니다.
어린이들의 감정 인식, 감정 조절, 공감 역량을 길러준다는 목표는 분명했지만, 이를 어떤 스토리텔링 구조로, 어떤 순서로 풀어낼지가 초기 기획 단계에서 가장 고민했었던 질문이었는데요.
감정과 마음 같이 추상적인 주제일수록 자칫하면 어렵거나 재미없게 느껴지거나, 반대로 너무 가벼워져 메시지가 흐려지기 쉬웠죠.
이번 프로젝트의 기획을 시작하며 가장 크게 부딪힌 또 하나의 고민은 '어린이라는 관람객의 폭'이었는데요. 같은 어린이라고 해도 3~5세 유아와 6~8세 아동은 감정을 이해하는 방식도, 언어 수준도, 체험에 집중할 수 있는 시간도 완전히 다릅니다. 그래서 전시의 전반적인 구조를 '감정을 마주하며 살펴보고 – 표현하고 – 나누는' 단계로 구성해서, 직관적인 감각 체험으로 감정을 느끼면서, 체험을 통해 한 단계 더 깊은 '해석'과 '표현'까지 나아갈 수 있도록 체험의 깊이를 기획했습니다.
보이지 않는 마음과 감정이라는 주제를, 주도적인 체험과 교감으로 풀었습니다.
또한 이번 프로젝트에서 중요한 기획의 축은 '어린이들이 스스로 할 수 있는 주도적인 체험'이었는데요. 어른이 설명해 주고 어린이가 따라가는 구조가 아니라, 어린이가 스스로 선택하고 반응하고 체험의 결과를 확인하는 흐름으로 전시를 구성하고자 했습니다. 그래서 체험마다 "이 체험물을 체험할 때 어떤 기분일까?", "나라면 어떻게 할까?" 같은 질문을 통해 기획했고, 최대한 정답을 제시하지 않는 방향으로 콘텐츠를 구성했습니다.
감정에는 옳고 그름이 없다는 것, 그리고 자신이 느끼는 감정을 이름 붙이고 마주하는 것 자체가 이미 중요한 배움이라는 메시지를 전시 전반에 녹이고자 했죠.
그리고 단순히 어린이뿐만 아니라 어린이와 같이 방문하는 부모나 교사와 함께 자연스럽게 참여할 수 있는 체험물로 구성했는데요. ‘감정과 마음’이라는 주제는 혼자서 익힐 수도 있지만, 다른 사람과의 상호작용 속에서 더 깊이 배워지는 영역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아이와 어른이 같이 표정 퍼즐을 구성해 보거나, 같은 상황에 대한 서로의 감정을 나눠보는 체험처럼 대화와 교감이 자연스럽게 형성될 수 있도록 체험을 구성했습니다.
어린이에 위해 만들어졌고, 어린이를 위한 체험을 구성했습니다.
아날로그와 디지털을 어떻게 체험으로 구성해야 하는지 기획 단계에서 중요한 결정 사항이었는데요. 손으로 만지는 체험이 어린이 박물관 체험의 본질이라는 점은 분명했지만, 감정이라는 눈에 보이지 않는 주제를 다루기에는 아날로그 체험만으로는 아쉬움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도입한 것이 디지로그(Digilog) 방식이었습니다. 어린이가 손으로 직접 무언가를 움직이거나 만들어 보는 체험은 물론, RFID 센서와 같은 디지털 기술이 결합된 전시물까지 함께 구성한 구조였는데요. 다만 기술이 앞서지 않도록, 기획 단계부터 "이 체험에 디지털이 꼭 필요한가?", "아날로그 구성만으로도 충분하지 않은가?"를 체험물마다 거듭 되물으며 다듬어 갔습니다.
또 하나 중요하게 지킨 원칙은 '직관성'이었습니다. 아직 글을 읽지 못하는 유아도, 호기심에 달려든 아동도 스스로 "아, 이렇게 하면 되는구나" 하고 알아챌 수 있어야 했죠. 그러려면 체험의 난이도뿐 아니라 체험의 '의도'까지도 직관적으로 전달되어야 했습니다.
이번 국립어린이박물관의 기획전시 <마음이 궁금해>는 어린이가 자기 마음을 들여다보고, 더 나아가 다른 사람의 마음을 상상해볼 수 있는 작은 안식처가 되기를 바라며 개인적으로도 공을 들여 열심히 기획한 저의 첫 번째 전시인데요.
체험 하나하나가 독립적으로 흥미있으면서도, 공간 전체를 체험하고 나면 '감정을 대하는 태도' 라는 하나의 흐름으로 이어지도록 순서와 배치 그리고 체험 구성을 조율하는 데 많은 시간을 들였습니다.
전시 기획자로서 가장 바랐던 점은 거창하지 않습니다. 어린이들이 신나고 재밌게 체험을 마치고 나오며, 조금이라도 마음을 이해하는 순간을 위해 수개월의 고민과 수정이 있었다고 말할 수 있다면, 이 전시는 제 몫을 다한 것이라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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