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ff the Record
신경전달물질과 호르몬 — 전시 아이템 하나를 완성하기까지
고원빈··수정됨 2026.07.21

2025년 국립과학관법인 공동특별전, 그중 유독 기억에 남는 아이템이 있습니다. 「신경전달물질과 호르몬」 — 이 전시물을 만들면서 있었던 이야기를 공간 디자이너의 관점에서 풀어보려 합니다.
리셋, 처음부터 다시...
제안서에서 전시 개관까지, 그 사이에 얼마나 많은 과정이 있는지는 다들 알 거예요. 기획안이 바뀌고, 레퍼런스가 엎어지고, 방향이 수십 번 조정되는 일이 다반사죠.
제안 당시에는 전체적인 디자인에서 그냥 단순 연출적인 부분이 많았습니다. 이 전시물도 예외는 아니었는데요. 기획부터 디자인까지 처음부터 다시 진행해야 하는 어려움이 있었습니다.

▲ 제안 당시 디자인, 가운데에 뇌모형이 단순 연출되어 있다.
이게 진짜 필요한 연출일까?
이 연출이 관람객에게 실제로 의미 있게 읽히는가?
대답이 "아니오"인 요소들은 과감히 걷어냈습니다. 의미 없이 시각적 볼륨만 차지하는 연출보다는, 적더라도 뚜렷한 메시지를 가진 연출을 남기자는 방향이었어요.
초기 레퍼런스는 뉴런 신경망처럼 다발이 벽면을 따라 뻗어나가는 형태였는데, 보기엔 근사했지만 관람객이 뭘 '경험'하는지가 흐릿했습니다. 신경전달물질 6종을 신경다발로 단순 연결한 구성도 마찬가지였어요. 모니터와 연출 요소가 따로 놀면서 공간 전체가 겉돌았습니다.

▲ 초기 레퍼런스, 뉴런 관련 전시 아이템(뉴런 신경망 다발 연출)
이후 발주처와의 협의 및 수정 과정이 이어졌습니다. 솔직히 이 과정이 늘 순탄하진 않죠. 의견 충돌도 있고, 예산과 현실 사이에서 타협해야 할 때도 많습니다.
그런데 이번에는 그 과정에서 오히려 더 좋은 방향을 찾게 됐어요.
모니터와 버튼을 하나의 하우징으로 통합하고, 기존의 라인 LED 연출에 더해 버튼과 연동되는 추가적인 라인 연출을 더하는 방향으로 발전했습니다. 요소를 덜어낸다고 생각했는데, 오히려 더 긴밀하게 연결된 구성이 완성된 거죠.

▲ 초기 디자인 시안, 좌측 신경전달물질 연출, 우측 연동모니터
시냅스처럼 이어진 연출
최종 디자인은 초기안과 비교해 완성도가 확실히 올라갔습니다. 버튼을 누르면 라인이 반응하고, 모니터와 연출이 함께 움직이면서 공간 전체가 하나의 흐름으로 읽혔어요.
이 프로젝트를 진행하며 결국 전시 디자인은 '얼마나 채웠나'가 아니라 '얼마나 연결됐나'를 다시 한번 경험하는 과정이었습니다.

▲ 최종 결과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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