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ff the Record
"실수는 나누고 정답은 채우다"ㅡ함께라서 메울 수 있었던 순간들
김*림··수정됨 2026.07.22

하나의 전시실이 문을 열기까지, 무대 뒤에서는 수많은 아이디어와 치열한 고민들이 오갑니다.
누군가의 실수는 다른 누군가의 아이디어가 되었고, 한 명의 부족함은 나머지 팀원들의 열정으로 채워졌습니다.
이번 전시실 프로젝트를 준비하며 우리 팀은 정해진 정답을 찾아가기보다, 서로의 부족한 점을 채워주며 최선의 결과물을 만드는 데 집중했습니다.
누군가의 작은 실수는 다른 팀원의 번뜩이는 보완책으로 이어졌고, 예상치 못한 변수들은 오히려 팀워크를 더욱 단단하게 만드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완벽한 결과물 뒤에 숨겨진, 우리 팀원들이 서로를 밀고 끌어주며 몰입했던 뜨거운 기록들을 공유합니다.
"예상치 못한 변수에서 시작된 팀워크"

실사 출력물을 부착하던 중, 예상치 못한 상황과 마주했습니다.
그래픽 인물 귀 위치가 맞지 않고, 비녀의 각도도 어색해 보였던 것이죠. 공들여 준비한 결과물이었기에 자칫 당황할 수 있는 순간이었습니다.
하지만 우리 그래픽 팀은 누구의 잘못인지를 따지거나 원인을 추궁하며 시간을 허비하지 않았습니다.
대신 약속이라도 한 듯 모두가 모니터 앞으로 모였습니다. 설계 도면(DWG)과 작업 파일 하나하나 대조하며, 어디서 오차가 발생했는지
함께 머리를 맞대고 해결책을 찾기 시작했습니다.
"누구나 실수할 수 있죠. 괜찮아요."
누군가를 질책하기보다 서로를 다독이는 따뜻한 격려가 먼저 흘러나왔습니다.
'누군가의 실수'를 '우리의 과제'로 받아들이는 팀원들의 유연한 태도 덕분에,
자칫 가라앉을 수 있었던 분위기는 오히려 문제를 해결하려는 의지로 가득 찼습니다.

결국 혼자서는 발견하지 못했을 디테일까지 보완하며, 처음보다 훨씬 완성도 높은 결과물을 만들어낼 수 있었습니다.
실수를 가리는 것이 아니라, 서로의 빈틈을 기꺼이 메워주는 든든한 동료들이 있기에 가능했던 값진 경험이였습니다.
소수점 1mm의 전쟁

▲기존 전화기 시트지
전시실에 들어설 리디자인된 전화기. 저는 이 전화기에 입힐 새 시트지 디자인을 맡았었습니다.
단순히 예쁜 스티커를 디자인하는 것이 아니었습니다. 현장 상황상, 시트지를 붙인 후 칼로 구멍을 내는 것이 어려워
업체에 '타공' 가공을 맡겨야 했습니다.
이것은 3차원의 물체에 2차원의 평면을 한 오차도 없이 일치시켜야 하는, 그야말로 '밀리미터(mm) 단위의 전쟁'이었습니다.
버튼의 위치, 지름, 곡률까지 정확하게 실측해야 했죠.
"분명히 쟀는데, 왜 또 안맞지..?"
직접 프린트한 테스트 시트지를 전화기에 대보는 순간, 묘한 오차가 발생했습니다.
버튼 하나가 1mm 옆으로 가 있거나, 지름이 0.5mm 크거나... '조금만 더, 조금만 더'를 외치며 수정을 거듭했지만, 번번이 실패했습니다.
10번, 15번... 그렇게 인쇄와 실측이 무려 20번이나 반복했을 때였습니다.
"혹시...자가 문제인가?"
막막했던 순간, 다른 팀원이 쓰던 자를 빌려 다시 재보았습니다. 첫번 째 자의 눈금이 미세하게 밀려 있었던 것입니다!
범인을 검거하고 빌린 자로 다시 측정을 시작했습니다. 0.05mm의 미세한 오차까지 더해, 더욱 정밀하고 치수를 재기 시작했습니다.
스무 번의 실패가 만들어낸, 한 치의 오차도 없는 완벽한 실측 데이터가 드디어 완성된 순간이었습니다.

반복된 시행착오는 결코 실패가 아니었습니다. 디테일을 대하는 태도, 서로의 자를 빌려주고 오차를 좁혀가며 완성한
이 전화기는 이제 전시실에서 완벽한 모습으로 맞이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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