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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기획] 국립어린이박물관 아이템 기획 #1
노수현·
“오늘 기분이 어때?”라는 질문을 공간으로 만들면
어른들은 하루에도 몇 번씩 "괜찮아?"라는 말을 합니다.
그런데 막상 왜 괜찮은지, 왜 아닌지는 쉽게 설명하지 못합니다.
아이들은 더 어렵습니다. 기분은 분명히 있는데, 그 감정을 표현할 단어는 아직 많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국립어린이박물관 〈마음이 궁금해〉 전시의 첫 번째 체험은 질문 대신 공간으로 시작했습니다.

감정을 '선택'하는 것이 아니라, '지나가는' 경험
프롤로그 아이템 〈오늘 나의 마음은?〉은 전시의 첫 번째 관문입니다.
아이들은 네 개의 서로 다른 문 가운데 오늘 자신의 마음과 가장 비슷한 문을 선택해 통과합니다. 슬픔, 불안, 기쁨, 분노를 상징하는 각 문은 형태와 촉감, 분위기가 모두 다르게 디자인되어 있으며, 아이는 몸으로 감정을 경험하게 됩니다.
조금 특별했던 점은,
감정을 설명하는 전시가 아니라, 감정을 먼저 느끼게 하는 전시라는 것이었습니다.

문 하나에도 성격이 있습니다
문은 단순히 출입구가 아닙니다.
둥글고 폭신한 형태는 편안함을,
뾰족하고 날카로운 형태는 긴장감을,
떨리는 질감과 조명은 불안함을,
가볍게 떠오르는 형태는 즐거움을 자연스럽게 떠올리도록 설계했습니다.
아이들은 "이게 기쁨입니다."라는 설명을 듣기 전에,
이미 몸으로 감정을 느끼고 선택하게 됩니다.
보기보다 어려웠던 건 '감정을 디자인하는 일'
사실 가장 어려웠던 부분은
감정을 예쁘게 만드는 것이 아니었습니다.
너무 직접적으로 표현하면 무섭거나 부담스럽고,
반대로 너무 단순하면 아무 감정도 전달되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여러 차례 형태와 크기, 재질, 조명의 균형을 조정하며
아이들이 재미있게 다가가면서도 자연스럽게 감정을 떠올릴 수 있는 선을 찾는 과정이 필요했습니다.
'전시 구조물'이 아니라
'감정을 만나는 첫 번째 경험'이 되어야 했기 때문입니다.
전시는 여기서부터 시작됩니다
전시를 둘러보면 다양한 체험이 이어지지만,
그 시작은 의외로 아주 단순한 질문 하나입니다.
"오늘 너의 마음은 어떤 모양이야?
정답은 없습니다.
아이마다 다른 문을 선택하고,
같은 아이도 내일은 또 다른 문을 지나갈 수 있습니다.
우리는 그 변화 자체가 아이들이 자신의 마음을 이해해 가는 과정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공간을 만드는 일은 단순히 예쁜 전시를 만드는 것이 아니라,
아이들이 자신의 감정을 안전하게 만나볼 수 있는 첫 번째 순간을 디자인하는 일이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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