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ff the Record
안전을 ‘알리는’ 공간에서, 안전을 ‘감각하는’ 공간으로
어흥··수정됨 2026.07.21
모두가 중요하다는 것은 알고 있지만,
막상 일상 속에서는 쉽게 잊힌다는 것.
불이 나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지진이 나면 어디로 피해야 하는지,
물난리나 사고가 일어나면 어떤 순서로 움직여야 하는지.
우리는 이미 많은 안전 정보를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정작 위험은 언제나 아주 평범한 얼굴로 찾아옵니다.
익숙한 길, 매일 지나던 역, 집 안의 콘센트, 갑자기 흔들리는 바닥, 조용히 차오르는 물.
재난은 특별한 장소에서만 일어나지 않고, 대개 우리가 방심한 일상 안에서 시작됩니다.
그래서 제안 당시의 핵심 키워드는 Warning Sign이었습니다.
재난이 터진 순간이 아니라, 그 직전의 징후.
이미 무언가 어긋나고 있지만 아직 아무도 눈치채지 못한 순간.
안전불감증이 만들어지는 바로 그 얇은 경계를 미디어아트로 보여주고자 했습니다.

말 그대로 안전과 재난 사이의 전야.
멈춰 있는 일상,
살짝 흔들리는 사물,
작게 번지는 불빛,
천천히 스며드는 물,
무심히 지나치던 풍경 속의 작은 균열들.
이런 장면을 통해 관람객이 “무섭다”보다 먼저 “어? 뭔가 이상한데?”라고 느끼게 만들고 싶었습니다.
안전교육에서 중요한 것은 공포를 크게 만드는 것이 아니라, 위험을 알아차리는 감각을 회복하는 일이기 때문입니다.
당시에는 재난을 직접적으로 보여주기보다, 재난이 오기 전의 공기와 분위기를 더 중요하게 보았습니다.
재난은 갑자기 생기는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그 전에 작은 신호들이 있습니다.
흔들림, 균열, 열기, 물기, 냄새, 소리, 빛의 변화.
우리는 그 신호들을 놓치지 않는 연습을 해야 합니다.
이 기획이 실제 구현 과정에서 여러 차례 조정된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었습니다.
제안 단계의 콘텐츠는 상징적이고 서사적인 구조가 강했습니다.
반면 실제 운영 콘텐츠는 체험관의 교육 흐름과 관람객의 이해도를 고려해 조금 더 명확한 재난 유형을 보여주는 것으로 수정보완되었습니다.
.현재 운영 중인 미디어아트존은 교통사고, 지하철 화재, 산사태, 지진, 해일 등 일상에서 발생할 수 있는 주요 재난을 실감형 영상으로 보여주는 방식으로 완성되었습니다.
처음의 ‘징후를 감각하는’ 방향이 실제 운영 단계에서는 보다 구체적인 재난 상황과 연결된 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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