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

Projects

달나라 옆 달동네 : 수도국산달동네박물관 어린이전시실에 담은 작고 따뜻한 여행

이*후, 조*현, 김*현, 김*용, 장*주, 김*영, 김*림··수정됨 2026.07.23

달나라 옆 달동네 : 수도국산달동네박물관 어린이전시실에 담은 작고 따뜻한 여행

과거의 일상이 다시 사랑받는 요즘, 1970년대 달동네 골목은 아이들에게 새로운 상상의 공간이 된다.

수도국산달동네박물관은 낮은 지붕과 좁은 골목, 사람들의 온기가 남아있는 그 시절 달동네의 풍경을 담고 있는 공간이다.
이번 어린이전시실 개편은 추억의 달동네 골목 위에 어린이들의 상상력을 더해 달동네에서 달나라로 이어지는 “달” 탐험 여정을 그려보고자 했다.
아이들은 ‘달동네 골목‘을 탐험하고 그 끝에서 ‘달나라‘라는 또 다른 세계를 만나게 된다.

자산 2.png


스토리라인 설정

달동네에서 달나라까지
최근 어린이 전시실은 단순 체험을 넘어 경험 공유와 이야기 중심의 전시로 변화하고 있다.

아이들이 공간을 이해하고 마음껏 상상하며 스스로 이야기를 만들어 갈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는 어린이 전시 공간에도 탄탄한 서사가 필요하다.
이번 전시는 우주별 나라에서 온 캐릭터 달그리가 우주선을 타고 ‘달나라 여행’을 떠나려던 중 ‘달동네 골목길’불시착하며 시작되는 이야기이다.

불시착한 달그리는 지구별에 사는 달동네 친구 영희를 만나 골목골목을 함께 탐험하게 된다.
아이들은 두 캐릭터(달그리, 영희)와 함께 달동네 골목길을 걷고, 옛 놀이를 경험하며, 따뜻한 그 시절의 풍경을 만난다.

마치 과거의 시간 속으로 들어온 듯한 경험을 하며 달동네의 생활과 문화를 자연스럽게 접하게 된다.
루핑집, 슬레이트집과 같은 생소한 단어와 옛 생활 요소들은 어린이들에게 새로운 이야기와 흥미로운 발견으로 다가온다.

 

전시의 중간에는 달동네 유물인 1980년대 공중전화가 이야기의 전환점이 된다.

달동네 공중전화의 수화기에서 엄마의 전화를 받은 달그리는 다시 달나라로 돌아가야 한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이 순간 아이들의 상상 속 달동네 골목은
달나라로 가기 위한 우주의 문으로 확장된다. 아이들은 공중전화와 같은 과거의 생활 물건을 직접 만지고 경험하며 이야기 속으로 자연스럽게 스며들고,
상징적 매개체를 통해 다음 체험으로 이어지는 흐름에 몰입하게 된다.

이후 이야기는 우주선과 달나라로 이어지며 어린이들의 상상력을 자극시킨다. 달동네에서 시작된 골목 여행은 어느새 달나라 탐험으로 이어지고,
현실의 공간은 어린이들의 상상 속에서 동화 같은 세계로 자연스럽게 연결된다.

스크린샷 2026-03-13 103427.png

▲수도국산달동네박물관 어린이 전시실 전경 (달여행을 떠나볼까요?, 수도국산의 유래가 궁금해요, 달나라로 출발할 시간이에요)


캐릭터 세계관

달동네에서 만나는 특별한 이야기 친구들

이번 전시에는 두명의 캐릭터가 중심적으로 이야기를 끌고 나간다.
동화 작가님과 협업하여 개발한 사랑스러운 두 명의 캐릭터들이 전시의 스토리를 끌고 나가며 어린이들이 이야기에 공감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캐릭터는 공간을 안내하고 체험을 이어주는 친구처럼 등장하며 전시의 흐름을 자연스럽게 이끈다.

다양한 감각을 자극하는 체험 요소를 통해 미디어 환경에 익숙한 어린이들에게 풍부하고 특별한 경험을 제공하고자 했다.
영희와 함께하는 달고나 체험과 같은 참여형 활동을 통해 놀이와 스토리가 전시 속에서 자연스럽게 이어지며 재미를 더한다.

전시 공간과 체험물은 어린이의 눈높이와 동선을 고려해 계획하였다. 성장기에 있는 어린이들이 편안하게 체험할 수 있도록
체험물은 다양한 높이로 배치하고, 손이 닿기 쉬운 위치에 인터랙션 요소를 구성하는 것이 중요했다.
어린이들이 적극적으로 체험하는 환경을 고려해 체험물의 내구성과 안전성 역시 중요한 설계 요소로 반영하였다.
(어린이들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강한 존재이기 때문에, 체험물의 내구성은 늘 예상보다 더 중요하다.)

시대 고증

시대 고증과 성인지 감수성의 사이에서

이 공간이 1970~80년대 '수도국산 달동네'를 다루는 전시실이다 보니, 시대 고증을 거치는 과정도 꽤나 까다로웠다.
옛날 공중전화 부스를 들여놓고, 그 시대의 생활상을 보여주는 영상이나 그래픽 자료들의 디테일을 살리는 데 많은 공을 들였다.

여기에 더해, 요즘 세대의 가치관과 '성인지 감수성'을 고려하는 것도 중요한 기획 포인트였다. 특정 성별에 갇히지 않도록 캐릭터들도
점점 중성적인 특징을 가지도록 디자인을 수정해 나갔고, 이런 섬세한 부분들까지 공간과 콘텐츠에 담아내려 노력했다.
(수도국산달동네박물관 어린이전시실 영희, 머리를 묶어주는 아빠)

스크린샷 2026-03-13 103608.png

▲수도국산달동네박물관 어린이 전시실 작가 작품 (김주완 동화 작가)


그래픽 디자인

시각적 언어로 완성하는 어린이의 탐험 여정

그래픽 디자이너로서 이번 전시의 가장 큰 고민은 김주완 동화 작가의 따뜻한 2D 원화를 어떻게 하면 이질감 없이 3차원의 전시 공간으로 확장하느냐는 것이었다.
단순히 캐릭터 이미지를 벽면에 부착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원화가 가진 고유의 필치와 아날로그적 감성을 공간의 질감 속에 자연스럽게 녹여내는 데 집중했다.
캐릭터의 스케일을 어린이들의 시선 높이에 맞춰 세밀하게 조정하고, 각 체험 존의 구조와 조명에 맞춰 그래픽의 밀도를 다듬어 공간 전체가 하나의 살아있는 동화책처럼 읽히도록 설계했다.

하지만 이 과정은 예상보다 훨씬 고된 작업의 연속이었다. 전시 현장은 도면과 달리 수많은 변수가 존재했고,
그래픽이 입혀질 구조물들 또한 단순한 평면이 아닌 복잡하고 가변적인 형태였기 때문이다. 현장에서 시시각각 변하는 설치 환경에 맞춰 캐릭터의 스케일을
어린이들의 시선 높이에 하나하나 대조하며 세밀하게 재조정해야 했고, 각 체험 존의 불규칙한 구조에 맞춰 그래픽의 밀도를 끝없이 다듬어야 했다.

단순히 디자인을 출력하여 배치하는 것을 넘어, 현장의 상황에 맞춰 원화의 감성을
공간 언어로 실시간으로 재구성해야 했던 이 과정은 디자이너에게 가장 치열한 인내와 고민을 요구하는 작업이었다.
이러한 고단한 조율 과정을 거친 끝에 비로소 전시장 전체가 하나의 살아있는 동화책처럼 읽히는 입체적인 탐험 여정으로 완성될 수 있었다.

스크린샷 2026-03-17 111530.png

▲ 수도국산달동네박물관 어린이전시실 입구게이트 입면그래픽


콘텐츠

정적인 원화를 인터랙티브 장면으로 전환하는 AI 기술적 탐구


디자인의 본질은 변하지 않지만, 그것을 구현하는 도구의 경계는 이제 AI로까지 넓어졌다. 이번 프로젝트에서도 그 확장을 직접 경험했다.
정적인 캐릭터에 생동감을 불어넣기 위해 AI 기술을 활용해 캐릭터의 표정과 관절 움직임을 제작하고 애니메이션 콘텐츠로 재탄생시켰다.
덕분에 '달그리'와 '영희'는 아이들의 탐험 여정에 실시간으로 동행하는 듯한 생생한 존재가 되었다. 아이들이 전시실을 탐험하며 이야기를 경험할 수 있도록,
작가의 원화를 기반으로 AI 기술을 활용해 캐릭터의 표정 변화와 움직임, 음향 효과까지 결합한 콘텐츠를 제작했다.

정적인 그림이 생동감 있는 장면으로 확장되도록 구성하여, 아이들이 마치 이야기 속 공간에 들어온 것처럼 몰입하며 체험할 수 있도록 연출하는 데 중점을 두었다.
영상 제작 과정에서는 기획 의도에 맞는 결과물을 AI 기술만으로 구현하기 어려운 순간들도 많았다.
그러나 수차례의 실험과 수정 과정을 거치며 캐릭터의 움직임과 장면의 흐름을 다듬었고, 결국 전시에 적합한 형태의 애니메이션 콘텐츠로 완성할 수 있었다.

이번 전시는 총 5개의 콘텐츠로 구성되었으며, 어린이들이 자연스럽게 체험할 수 있도록 눈높이에 맞춘 위치 선정과 직관적인 설명 방식에 특히 많은 고민을 담았다.
기획팀과 개발팀이 긴밀하게 협력하며 공간, 인터랙션, 전달 방식까지 세밀하게 조율해 하나의 체험 흐름을 만들어가는 과정이었다.
각 콘텐츠는 달동네의 이야기를 보다 친근하고 흥미롭게 전달하는 것을 목표로 기획되었다. 아이들이 체험을 통해 자연스럽게 이야기를 이해하고
상상력을 확장할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제작을 시작했다.설치부터 운영 과정까지 전시가 완성되는 전 과정을 지켜보며,
디자인과 콘텐츠가 어린이들에게 얼마나 큰 영향을 줄 수 있는지 실감할 수 있었다.

스크린샷 2026-03-17 111204.png

▲ 수도국산달동네박물관 연탄체험콘텐츠 (AI활용연출)


공간디자인

2D 그림을 3D 공간으로 끌어오기까지

이번 프로젝트는 어린이 대상의 아기자기한 전시를 만들기 위해 외부 일러스트 작가님을 섭외해 프로젝트 관련 그림을 의뢰했다.

하지만 초반부터 이 그림 작업과 조율 과정에서 꽤나 애를 먹었다. 공간을 채우기 위해 필요한 그림의 수는 많은데, 계약상 작업할 수 있는 결과물에는 한계가 있었고
작가님의 작업 기간마저 촉박했기 때문이다. 우여곡절 끝에 작가님의 훌륭한 그림이 나왔지만, 평면적인 2D 일러스트를 바탕으로 실제 전시 아이템을 기획하고
이를 입체적인 물리적 공간에 적용하는 것은 또 다른 큰 산을 넘는 일이었다.

스크린샷 2026-03-13 132600.png

▲수도국산달동네박물관 어린이 전시실 3D 작업 과정


현장시공

까다로웠던 현장 시공, 그리고 작업자들의 노고

이번 달동네 전시는 정말 공도 많이 들였고, 현장 작업자분들도 결코 쉽지 않았던 프로젝트였다.전시실 중간중간 동선을 나누는
파티션 형태의 벽체들이 단순한 사각형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달동네 특유의 울퉁불퉁한 골목길 느낌이나, 슬레이트집과 루핑집 같은 까다로운 집 모양들을
공간에 구현해야 했다. 도면을 실제 공간으로 세워 올리는 과정에서 수많은 작업자분들의 땀방울이 녹아들었고,
모두의 노고가 모인 덕분에 정말 완성도 높은 전시가 만들어질 수 있었다.

스크린샷 2026-03-13 134105.png

▲수도국산달동네박물관 어린이 전시실 현장시공사진


배리어 프리

무조건, 누구에게나

어린이 전시 환경에서는 휠체어나 유모차 이용자, 그리고 어린이들의 이동을 고려해 동선에서 걸림이 될 수 있는 요소들을 최대한 줄이는 것이 중요하다.
작은 턱이나 돌출된 구조물, 체험물의 위치 역시 넘어지거나 부딪히는 위험이 될 수 있기 때문에 동선상 위험 요소는 세심하게 검토하고 최소화해야 한다.

이번 전시는 배리어 프리 기준에 대해 보다 구체적으로 이해할 수 있었던 의미 있는 경험이었다.
연출 과정에서 배리어 프리 요소를 반영하면서 기존 기획과 일부 달라진 부분이 아쉬울 수도 있었지만, 배리어 프리를 고려한 공간 설계가
전시 환경에서 얼마나 중요한지 직접 체감할 수 있었다.

이러한 경험을 통해 앞으로의 프로젝트에서는 접근성과 안전성을 더욱 깊이 고민한 기획으로 발전시킬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어린이 전시뿐 아니라 모든 전시는 누구나 경험할 수 있는 문화 공간이기 때문에, 문화적 경계를 낮추고 모두가 편안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배리어 프리 기준을 고려한 공간 계획이 필요하다.

1500 폭을 사수하라

한정된 전시실 공간 안에서 ‘배리어 프리’를 구현하는 것도 만만치 않은 과제였다.
앞서 말한 집 형태의 파티션들을 이리저리 배치하며 공간을 구성해야 하는데, 동시에 휠체어나 유모차가 제약 없이 다닐 수 있는
배리어 프리 기준인 1500mm 폭의 동선을 무조건 확보해야만 했다.
이 기준을 맞추기 위해 전시물들을 여기에 둬보고, 저기에 둬보는 시뮬레이션을 수없이 반복했다.

결국 초반 기획과는 아예 위치가 바뀐 아이템도 여러 개 생겨났다. 또한, 전시물의 ‘높이’를 맞추는 것도 큰 고민거리였다. 어린이 전시실이긴 하지만,
유아뿐만 아니라 초중고 학생들과 어른들까지 함께 체험하기에 너무 낮지 않은 적절한 높이로 작업이 되어야 했다.
시공 과정에서 전시물이 너무 낮은 위치에 잡히는 바람에 뜯어내고 다시 시공을 진행한 부분도 있었다.

스크린샷 2026-03-13 125544.png

▲수도국산달동네박물관 어린이 전시실 내 배리어 프리 집기, 다시 작업된 전시물


에필로그

다시 만나고 싶은 따뜻한 동네

이 전시는 어린이들에게 무엇을 남길 수 있을까.
보호자와 함께 방문한 어린이들이 달동네 공간을 걸으며 그들의 옛 이야기를 듣고, 함께 웃고 사진을 찍으며
작은 추억을 만들어가는 시간이 되었으면 한다. 우주선을 타고 탐험을 떠나는 듯한 신비로운 공간 속에서 다양한 감각을 활용한 체험을 즐기고,
귀여운 캐릭터들과 만나며 자연스럽게 전시에 몰입하는 경험을 가져가기를 바란다.

거창한 메시지를 전달하기보다는 달동네의 소소한 일상을 어린이의 시선에서 경험하며
그들의 기억 속에 달동네가 따뜻하고 정겨운 마을로 남아, 또 놀러오고 싶은 공간이 되기를 기대한다. -기획파트 이*후 프로 -

초반의 막막함부터 시공 과정에서의 크고 작은 수정들까지,
우여곡절이 많았던 만큼 성공적으로 프로젝트가 마무리되었을 때의 감회는 남달랐다.
하나부터 열까지 손이 안 간 곳이 없는, 완성도 높은 전시여서 공간 디자이너로서 정말 뿌듯하고 애착이 많이 가는 전시다. 

이 전시를 체험하는 모든 아이들이 보호자와 함께 달동네의 좁은 골목 모형을 걷고, 우주선에서 ‘달그리’와 인사를 나누며
이 작은 여행을 따뜻하고 정겨운 추억으로 남겼으면 한다. 거창하고 무거운 지식을 얻어 가기보다는, 소소한 일상을 감각적으로 체험하며
"또 놀러 오고 싶은 공간"으로 기억된다면 디자이너로서 더할 나위 없이 뿌듯할 것 같다.
-공간파트 조*현 전임 -

과거의 따뜻한 조각들을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는 시각적 언어로 옮기는 과정은 디자이너로서도 설레는 탐험이었다.
아날로그 감성이 담긴 원화 위에 AI 기술을 얹으며, 시대와 세대를 잇는 작업이 얼마나 의미 있는 일인지 다시 한번 실감했다.
우리가 공들여 만든 캐릭터와 공간이 아이들의 기억 속에 정겨운 풍경으로 남기를, 그리고 그 작은 경험이 달나라까지 닿는 상상의 시작점이 되기를 바란다.
누구나 편안하게 머물 수 있는 이 따뜻한 동네가 오래도록 아이들의 웃음소리로 채워지길 기대한다.
- 그래픽파트 김*현 전임 (그래픽파트 일동)-

스크린샷 2026-03-13 130344.png

▲수도국산달동네박물관 어린이전시실 전경

읽기 도구

13분 읽기

이 글이 도움이 되었나요?

다음으로 읽기